통증치료

재활의학과에서 보는 통증의 원리와 비수술치료 우선 원칙

2026년 9월 21일·읽기 4분·조회 0

요약

통증은 신경 압박뿐 아니라 화학적 반응과 뇌의 감정적 처리 과정이 결합되어 발생하며, MRI 병변 유무만으로 통증의 크기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재활의학과에서는 문진과 이학적 검사를 우선하며, 비수술치료를 충분히 시행한 후에도 병변과 증상이 명확히 일치하고 장기적 이득이 확실할 때만 수술을 신중히 고려합니다.

목차▾

허리, 목, 관절이 아플 때 우리는 흔히 "MRI에 디스크가 나왔으니 아픈 거겠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재활의학과 전문의의 진료실에서 마주하는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같은 정도의 디스크 돌출이 있어도 어떤 환자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어떤 환자는 별다른 불편 없이 일상생활을 이어갑니다. 통증치료를 오랫동안 담당해온 입장에서 보면, 통증은 단순히 신경이 눌리는 물리적 현상이 아니라 뇌와 감정, 신경화학 반응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물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통증이 실제로 어떻게 발생하고, 왜 무조건적인 수술보다 비수술치료와 재활을 먼저 고려해야 하는지 재활의학 관점에서 정리해보겠습니다.

통증은 신경 압박만으로 생기지 않는다

많은 분들이 통증을 단순한 물리적 압박의 결과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통증이 발생하려면 신경이 눌리는 것과 동시에 화학적인 신경 반응이 함께 일어나야 합니다. 통증 신호가 발생하면 이 신호는 즉시 뇌로 전달되고, 뇌에서는 이를 감정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우리가 인지하는 '통증'으로 완성됩니다. 즉 통증은 몸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뇌에서 최종적으로 해석되는 감각입니다.

이 때문에 병의 진행 정도와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강도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흔합니다. 실제로 의료적 관점에서 병변이 상당히 진행된 환자인데도 통증을 크게 호소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 반면, 병의 초기 단계임에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이는 개개인의 신경계가 통증 신호를 처리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추천: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환자와 문진하며 통증 부위를 확인하는 상담 장면 사진

뇌는 통증 신호를 조절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뇌는 통증 신호를 증폭시킬 수도, 반대로 줄일 수도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조절 능력은 개인의 훈련과 감정 조절 능력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강도의 자극이라도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는 통증이 덜하게 느껴지고, 불안이나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에서는 같은 자극도 훨씬 강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근골격계 통증, 척추통증, 관절통증을 다룰 때는 신체적인 접근뿐 아니라 심리적인 지원 과정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통증이 대뇌에서 조절되는 과정을 도와주는 치료적 접근은 약물이나 시술만큼이나 중요한 축이 됩니다.

디스크가 있다고 무조건 수술은 아니다 — 비수술치료의 원칙

각각의 통증 전달 과정에는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디스크 소견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통증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디스크가 없다고 해서 무조건 통증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근골격계 통증에서는 병변이 확인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해부학적 변형을 가하는 수술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턱관절통증치료나 고관절통증치료처럼 통증 부위가 다양해도 이 원칙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수술을 고려하기 전 단계에서는 화학적인 통증 유발 과정을 차단하거나, 통증 전달 경로를 원활하게 해주거나, 심리적인 지원을 통해 대뇌가 통증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가 먼저 진행됩니다. 물리치료, 수기치료, 재활운동치료가 이 단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추천 링크: 비수술 통증치료 프로그램 자세히 보기

그럼에도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세 가지 조건

물론 모든 경우에 수술을 배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 세 가지 조건이 함께 충족될 때에는 신중하게 수술적 치료 여부를 검토하게 됩니다. 첫째, 충분한 비수술치료를 진행했음에도 증상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둘째, MRI상 확인되는 해부학적 병변과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 명확하게 일치하는 경우입니다. 셋째, 병변을 제거했을 때 환자가 장기적으로 실질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입니다.

이 세 조건을 모두 충족할 때에만 수술을 고려하는 이유는, 우리가 치료하는 대상이 해부학적 결과물인 MRI 영상이 아니라 감정을 지닌 한 사람의 환자이기 때문입니다. MRI는 인체 기관과 조직의 변형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훌륭한 진단 도구이지만, 그 자체로 통증의 크기를 측정하거나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척추 디스크의 돌출 정도가 동일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무척 고통스러워하고 다른 사람은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MRI보다 중요한 것 — 문진과 이학적 검사

이러한 이유로 재활의학과 진료에서는 의사의 문진이 가장 중요한 진단 과정으로 꼽힙니다. 그다음이 이학적 검사와 신경학적 검사이며, MRI 검사는 진단과 치료 결정 과정에서 세 번째 정도의 비중으로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상 검사 결과에만 의존하기보다, 환자가 실제로 느끼는 증상과 생활 속 불편함을 충분히 듣고 신체를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 정확한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강서바른재활의학과를 비롯해 서울아산병원, 우리들병원, 건국대병원 등에서 오랜 기간 통증 환자를 진료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환자 개개인의 상태와 감정, 생활 패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야말로 통증치료의 핵심입니다. 물리치료, 수기치료, 재활운동치료를 환자의 상태에 맞게 조합해 시행하는 것이 불필요한 수술을 줄이고 회복 속도를 높이는 방법입니다.

이미지 추천: 물리치료실에서 재활운동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모습

정리하며

통증은 단순한 신경 압박이 아니라 화학적 반응과 뇌의 감정적 처리 과정이 결합된 복합적인 현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MRI에서 병변이 확인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수술을 결정하기보다는, 통증의 전달 과정을 조절하는 비수술치료를 충분히 시도하는 것이 재활의학과의 기본 원칙입니다. 수술은 충분한 치료 후에도 증상이 해결되지 않고, 병변과 증상이 명확히 일치하며, 장기적인 이득이 확실할 때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영상 자료가 아니라 통증을 느끼는 환자 그 자체이며, 정확한 문진과 이학적 검사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치료가 통증 없는 일상으로 가는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